다이어트에서 제일 힘든 게 루틴이 깨지는 것 같다. 습관을 들인다고 몇 개월 꾸준히 노력하다가 잠깐 방심하면 다시 예전 식습관이 쓱, 하고 고개를 드밀기 때문. 특히 여행 중일때는 다이어트를 하기 힘든데, '여행이니까' '언제 또 오겠어'라는 말들이 면죄부가 되어주는 느낌이다.
혼자 여행와서, 저녁도 나름 가볍게 먹었고, 밤에는 남편이랑 1시간 넘게 통화하다가 12시 좀 넘어서 취침. 원래 잠자리가 바뀌면 엄청 뒤척거리는 편인데 피곤했는지 6시 30분까지 쿨쿨 잠. 뒤척거리다가 7시 좀 넘어서 일어났고, 조식 먹고 체크아웃 준비. 조식이 부페가 아니라서 좋았고, 샐러드가 나와서 또 좋았고, 아침부터 채끝 스테이크는 좀 해비하지만 그래도 단백질이라는 점이 럭키비키. 무엇보다 남이 차려주는 밥이니까 얼마나 맛있어. 골고루 꼭꼭 씹어서 먹기.
여행에서 음식을 빼놓을 순 없지만, 많이 먹었으면 소화시켜주는 시간은 꼭 필요한 것 같다. 아침 공복 조깅을 하려고 레깅스도 챙겨갔지만 늦잠 이슈로 아침 식사 후 산책으로 변경. 좋은 풍경은 몇 걸음이라도 더 걷게 만드는 듯.
게다가 취미가 수영인만큼 다른 지역에 와서 수영장을 가보는 게 로망이었는데, 혼행이어서 할 수 있었던 로망 실현. 야심차게 수영 가방까지 싸간 원정수영이었지만 아침을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가 수영이 잘 안 되더라. 살짝 체했나 싶어서 짧게 끝내고 나오기. 그래도 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자. 기부니가 좋으니까.
그리고 여행 다이어트 중에는 이런 마음가짐도 좋은 것 같다. 새로운 맛, 새로운 도전은 좋지만 아는 맛은 과감히 패스하자는 것. 양양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휴게소는 패쓰. 애매하게 칼로리 섭취하는 것도 별로니 오며가며 군것질도 안 하고. 차라리 제대로 된 식사를 챙기는 게 영양적으로도 이득이라고 생각.
아직 소화가 덜 된 느낌이라 집에 와서는 토마토 하나 단백질쉐이크 하나 먹어줬는데, 좀 지나고 나서 괜찮은가 싶어 천하장사 소시지 두 개랑 작은 호두설기 하나 돌려먹은 게 화근. 나 체했던 거 맞네... 소화제로 엔딩.
그렇다고 저녁을 안 먹을 수는 없으니까 (저번에 저녁을 안 먹었더니 루틴이 너무 망가져서) 남편에게 뭘 먹고 싶다고 물었더니 치킨이 땡긴다고. 동네에게 평점이 좋아서 시킨 닭강정. 근데 생각해보니, 소스가 너무 달고 자극적이잖아. 그냥 구운 치킨 먹을 걸 싶었지만... 맛있게 먹었으면 됐지, 내일 좀 더 움직여야겠다. 여행 후 마무리는 요렇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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