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를 하면서 다이어트란 쉽지 않다. 남자도, 여자도. 남자의 경우에는 여자가 남긴 음식을 다 먹기도 하고, 평소 먹지 않던 디저트를 챙겨먹느라 잠깐 방심했다 하면 10kg은 훌쩍 찌는 게 예사. 여자라고 별반 다르지 않은데 대부분의 데이트에 음식이 빠질 수 없는 만큼 점심을 많이 먹었다고 저녁을 거를 수도 없기 때문이다. 평소보다 많이 먹거나 자주 먹거나 할 수밖에 없지. 심지어 그게 너무 즐거우니까 자꾸 하고 싶고, 만나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다이어트와는 멀어질 수밖에 없는 게 현실.
약속이 많은 사람도 다이어트를 하기에는 버거울 수 있다. 약속이라는 게 결국 나가서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술을 마시기 때문. 이게 결혼을 하면 더해지는데, 따로 약속을 잡지 않아도 같이 먹어주고 즐거워해 줄 사람이 바로 옆에 있잖아? 정말 매일이 돼지파티. 매일 저녁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거기에 어울리는 술을 한 잔 하고 알딸딸해지면 바로 옆방 침대에 누워 자면 되잖아. 건강은 바로 바이바이다.
알면서도 즐거워서, 행복해서 미뤄뒀던 다이어트인데 올해는 나부터, 그리고 남편도 같이 건강해지려고 아주 조금씩 노력하는 중. 큰 효과는 없다지만 플로시보 효과라도 기대하며 영양제도 챙겨먹고 있고. (그래도 비타민은 도움을 받는 느낌. 입술이 덜 부르트고, 부르트더라도 금방 낫더라) 가공식품보다는 원물의 재료를 이용해 요리를 하려고도 애쓰고 있다.
이날의 아침은 과일과 달걀말이, 그리고 무화과빵. 아침에 남편을 깨워서 따뜻한 물을 받아놓은 욕조에 집어넣어둔 뒤에 만든 아점이다. 요즘 부쩍 안 아픈 곳이 없다고 해서, 30분만 따뜻하게 몸 좀 풀고 잠 좀 깨라고 했더니 욕조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는군. 그래도 개운하다며 좋아하던데, 즐거운 주말 아침을 맞이하게 해준 것 같아 뿌듯. 냉동실에 얼려둔 빵은 전자레인지에 물 조금과 함께 돌리면 퐁신하니 아주 맛있어진다. (이때는 물 조금이 킥) 토마토도 썰고, 집에 하나 남은 바나나와 아직도 많이 남은 오렌지까지 썰고 나니 단백질이 너무 없나 싶어서 달걀말이를 추가하고, 그랬더니 탄수화물이 아쉽나 싶어 빵을 추가하고. 덕분에 푸짐해진 아침 식탁. 과일을 줄이는 게 좋다는데 자주는 안 먹으니까 뭐. 과일보다 토마토가 양이 더 많으니까 괜찮겠지.
오후에는 밴드 오브 브라더스 보면서 꼬깔콘 군옥수수맛을 한 봉지 남편과 나눠 먹었는데 왜 이렇게 느끼한지... 과자를 많이 줄였더니 가끔 먹는 과자에 도파민이 폭발할 때도 있고(보통 술을 마실 때) 아니면 과한 기름맛과 인공적인 향, 짠맛과 단맛에 넉다운이 되기도 한다. 오늘은 후자. 물하고 같이 먹었더니 입술부터 번들거리는 느낌.
비가 추척추척 내려서 저녁은 전을 먹으러. 집에서 간단하게 해먹을까 했더니 남편이 밖에서 가볍게 술 한 잔하며 데이트하고 싶다고 하더라. 그럼 또 콜을 외쳐야지. (집돌이 남편이 나가자는 일은 흔치 않으니까) 근처에 전 전문점이 없어서 아쉬운대로 인쌩맥주에 가서 오징어파전과 알밤막걸리, 제육볶음을 시켜 먹었다. 별 거 아닌데 장소만 바꿔도 설레는 느낌. 오히려 밖을 나가면 서로한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은 듯. 맛있게 먹고 입가심으로 베스킨라빈스에 갔다가 당 폭탄을 맞고 귀가. 깔끔한 마무리를 하고 싶었는데, 달아도 너무 달더라. 내 입맛이 후레쉬해진 건지, 유난히 달아서 (피치요거트였음) 얼른 집에 가서 따뜻한 차 마시고 싶다고. 돌아와서 가볍게 우린 녹차 마시며 입 헹구기. 건강하게 먹자. 데이트할 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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